(서울=우리뉴스) 송민교 기자 =대선 출마를 선언한 한덕수 전 국무총리가 광주 국립 5·18 민주묘지를 참배하려 했으나 일부 시민단체의 반발로 무산됐다. 한 전 총리 측은 3일 "국민통합을 위한 용기 있는 행보를 멈추지 않겠다"며 거듭 통합 의지를 밝혔다.

한 전 총리는 참배를 시도한 전날 현장에서 "저는 호남 사람입니다. 우리는 서로 사랑해야 합니다", "우리는 서로 아껴야 합니다. 우리는 서로 미워하면 안 됩니다"라고 외치며 시민들에게 뜻을 전달하려 했지만, 일부 단체의 반발로 경내 진입이 불발됐다. 결국 민주의 문 앞에서 고개를 숙이며 참배를 대신했고, 헌화나 분향은 하지 못했다.

김소영 한덕수 캠프 대변인은 이날 논평을 통해 "5·18 민주화 운동 희생자들의 헌신에 진심 어린 애도와 존경을 표하려 했던 후보자의 뜻이 온전히 전달되지 못해 참으로 안타깝다"고 밝혔다. 이어 "비록 이번에는 참배가 좌절되었지만, 5·18 영령들을 기리고 광주의 아픔을 함께 나누기 위해 반드시 다시 찾아올 것"이라고 했다.

한 후보자의 발언은 화면을 통해 생중계됐으며, 현장의 일부 단체는 "5·18 참배 자격 없다", "내란 동조 세력은 물러가라"며 반발했다. 양측 사이에는 짧은 몸싸움도 벌어졌고, 결국 한 전 총리는 10여 분간 묘지 입구에 머무른 뒤 자리를 떠났다.

캠프 측은 "5·18 정신은 정파와 세대를 넘어선 대한민국 민주주의의 숭고한 뿌리이며, 이를 계승하고 기리는 일은 모든 국민이 함께 짊어져야 할 사명"이라고 강조했다. "특정 정파나 세력의 전유물이 될 수 없고, 되어서도 안 된다"며 "분열의 벽을 넘어, 국민통합의 미래로 나아가겠다"고 밝혔다.

한 전 총리는 서울로 돌아가는 길에서도 "조만간 꼭 다시 오겠다"는 뜻을 밝힌 것으로 전해졌다. 대선 출마 직후 첫 지방 일정으로 광주를 택한 그는 '국민통합'과 '5·18 정신 계승'을 주요 메시지로 내세우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