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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국 재판 최대쟁점 감찰무마유죄 왜…"정치권 구명 받아들인 것"

더팩트 | 2023.02.08 | 신고 신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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감찰무마 유죄 판결문 보니
"조국, 구명운동 사실 인식 후 감찰 중단"


조국 전 법무부 장관이 23일 오후 서울 서초구 서울중앙지방법원에서 열린 '자녀 입시비리·감찰무마 의혹' 관련 1심 선고 공판에 출석하고 있다. /박헌우 기자
조국 전 법무부 장관이 23일 오후 서울 서초구 서울중앙지방법원에서 열린 '자녀 입시비리·감찰무마 의혹' 관련 1심 선고 공판에 출석하고 있다. /박헌우 기자

[더팩트ㅣ송주원 기자] "이 사건 재판의 최대 쟁점이 됐다고 봅니다."


조국 전 법무부 장관의 1심 재판장이 '감찰 무마' 의혹 관련 혐의에 대해 판결을 하기에 앞서 한 말이다.


법원은 지난 3일 감찰 무마건에 적용된 직권남용 혐의 등을 유죄로 판단하고 조 전 장관에게 징역 2년의 실형을 선고했다. 최대 쟁점이 된 혐의의 유죄 판단 근거는 비위 내용이 상당함에도 석연찮게 감찰이 중단되고 부실한 후속 조처가 이뤄진 정황이었다. 조 전 장관은 민정수석으로서 정무적 판단 아래 최종 결정을 내렸다고 주장했지만, 법원은 당시 민정수석이 내릴 수 있는 합당한 결정은 수사 의뢰이며 '정무적 판단을 내세울' 사안도 아니라고 못 박았다. 그럼에도 감찰이 중단된 이유는 정치권의 유 전 부시장 구명 청탁 사실을 인식하고, 이를 받아들인 것이라고 판시했다.


◆"최종 결정권자로서 정무적 판단" 주장은 어떻게 힘 잃었나


감찰 무마 의혹은 조 전 장관이 청와대 민정수석으로 재직하던 중 유재수 전 부산 경제부시장을 감찰하는 과정에서 중대한 비위 혐의를 확인하고도 위법하게 감찰 중단을 지시하고 수사기관 이첩 등 정상적인 후속 조처를 하지 않았다는 의혹이다. 조 전 장관은 유 전 부시장의 비위 사실을 당시 소속 기관인 금융위원회에 통지하고 사표 수리라는 상응하는 조처를 하도록 했다고 주장했다. 감찰의 최종 결정권자로서 수사기관 이첩과 관계기관 통지라는 최종 처분 방법 가운데 하나를 택했을 뿐이라는 취지다. 수사기관에 넘기지 않은 이유로는 민정수석실의 권한의 한계를 들었다. 강제 수사권이 없는 민정수석실 산하 특별감찰반으로서는 사실상 감찰이 불가능해 수사를 의뢰할 만한 사정을 파악하지 못했다는 것이다.


재판부는 이러한 주장을 모두 받아들이지 않았다. 재판부는 당시까지 파악한 사정만으로도 수사를 의뢰할 수 있었고, 유 전 부시장의 감찰이 불가능한 상태도 아니라고 지적했다. 당시 특감반이 파악한 내용은 △운전기사 딸린 고급 차량 지원 △호화 골프텔 무상 사용 △골프채 수수 등으로 1000만 원이 넘는 액수였다. 특감반원들은 '지금까지 확인된 사항만으로도 형사고발 가능성이 높다'라는 의견을 지속적으로 제시했다. 이러한 정황을 놓고 재판부는 "특감반원 의견과 직제에서 규정한 원칙에 따라 수사기관에 수사를 의뢰하거나 넘기는 것이 가장 합당한 처리 절차"라고 판단했다. 특감반 관련 규정인 대통령 직제에 따르면 특감반은 수사가 필요하다고 판단되면 수사기관에 수사를 의뢰하거나 넘겨야 한다. 직제에 규정된 최종결정권자가 내릴 수 있는 '합당한 최종 결정'을 하지 않아 위법하다는 판단이다.


유 전 부시장의 불응으로 감찰이 사실상 불가능했다는 주장도 배척했다. 재판부는 "유 전 부시장이 비위와 관련한 추가 자료 제출을 미루고 있었고, 병가를 간 이후부터는 연락이 원활치 않아 다른 방법으로 사실관계를 확인하기도 여의찮았던 것으로 보인다"면서도 "유 전 부시장은 병가를 간 이후 자료 독촉에 '협조하겠다', '자료를 준비하고 있다'고 말했을 뿐 연락이 두절된 상태는 아니었다. 자료 제출을 거부하거나 출석 요구에 불응하겠다는 등 감찰 거부로 인식될 수 있는 명시적인 태도를 보인 적은 없었다"고 지적했다.


조 전 장관은 금융위 통보 및 조치 요구는 국정운영에 부담을 덜기 위한 논리도 폈다. 하지만 법원은 정무적 판단이라는 실체가 불분명한 개념을 허용할 경우 명백한 감찰 대상자를 은폐하는 결과가 초래된다고 꼬집었다. 재판부는 "공무원 비위에 대한 고발 의무, 사안의 중요성 등을 고려할 때 (민정수석)은 감찰 대상자의 무거운 비위 사실에 합당한 처분이 이뤄질 수 있도록 해야 한다. 이와 달리 볼 경우 실체가 불분명한 '정무적 판단'이라는 명목 아래 비위 혐의가 명백한 감찰 대상자를 은폐하는 결과가 초래된다"고 봤다.


유 전 부시장의 비위는 국정운영과도 무관하다고도 지적했다. 재판부는 "유 전 부시장의 혐의는 이전 정부 시기에 재직하면서 범한 것들"이라며 "정치적 사안이거나 국익 또는 공익과의 충돌이 발생했던 사항도 아니며 조직적·권력형 비리가 아닌 지극히 개인적인 비위 혐의였다는 점에서 정무적 판단 여지가 큰 사안도 아니었다"고 설명했다. 이어 "당시 상황에서 정무적 판단을 주된 이유로 내세워 통상적인 감찰을 대신하는 조처를 할 필요성과 상당성도 없었다"고 덧붙였다.

재판부는 '청와대 감찰 무마' 의혹을 받은 조국(오른쪽) 전 법무부 장관과 백원우 전 청와대 민정비서관의 혐의를 유죄로 판단했다. /뉴시스
재판부는 '청와대 감찰 무마' 의혹을 받은 조국(오른쪽) 전 법무부 장관과 백원우 전 청와대 민정비서관의 혐의를 유죄로 판단했다. /뉴시스

◆"조국, 구명운동 사실 안 뒤 감찰 중단 지시"


그렇다면 조 전 장관이 유 전 부시장에 대한 감찰을 중단한 이유는 뭘까. 법원은 정치권의 구명 청탁을 들어준 결과라고 판단했다. '유 전 부시장을 개인적으로 알지 못하고 감찰 무마라는 혜택을 줄 동기나 이유가 전혀 없다'는 조 전 장관의 주장을 일절 받아들이지 않은 것이다. 판결문에 적시된 사실에 따르면 특감반은 2017년 10월 유 전 부시장에 대한 비위 첩보를 입수한 뒤 당시 민정수석이던 조 전 장관에게 보고했다. 조 전 장관은 직접 감찰을 승인하고 같은 해 11월 초까지 서면 보고를 받았다. 이 무렵 박형철 당시 민정수석실 반부패비서관은 청와대와 정치권에서 유 전 부시장을 위한 전방위적 구명 청탁이 이뤄져 특감반이 압박을 느끼고 있다고 조 전 장관에게 보고했다. 보고를 받은 뒤 조 전 장관은 이 사안을 놓고 백원우 당시 민정비서관과 소통하기 시작했다. 백 전 비서관은 구명 운동이 있었던 건 사실이고 유 전 부시장의 사표를 수리하는 선에서 정리하면 좋겠다는 의견을 개진했다.


박 전 비서관은 이후 수사 의뢰 필요성을 보고했지만 조 전 장관은 백 전 비서관의 제안대로 감찰 중단을 지시했다. 이러한 정황을 놓고 재판부는 "조 전 장관은 서면보고 때마다 별다른 의견 없이 특감반 의견대로 감찰을 계속할 것을 지시했는데 구명운동 사실을 전달받은 이후부터 정상적인 감찰 절차에 백 비서관을 개입시키기 시작했다"라며 "조 전 장관이 특감반에 의한 감찰이 진행되던 중 백 전 비서관을 개입시켜 그 의견까지 수용해 감찰을 중단하고 전례가 없던 후속 조처를 하게 된 가장 주된 동기는 정치권의 구명 청탁을 들어주기 위한 것"이라고 판단했다.


전례가 없던 후속 조처란 백 전 비서관이 유 전 부시장의 당시 소속인 금융위원회에 감찰 자료를 전하지 않은 것이다. 백 전 비서관은 금융위 측에 '유 전 부시장을 감찰한 결과 일부 문제가 있어 자리를 유지할 수 없다'라는 내용만 전달한 것으로 조사됐다. 재판부는 "특감반 감찰에 따라 관계기관에 대해 인사 조처를 요구하는 통보를 하면서 감찰 자료를 보내지 않은 건 이 사건이 유일하다"라며 "이는 당시까지 확인된 비위 사실이 중해 금융위에 전달될 때 징계 및 형사고발 조처가 불가피해진다는 점을 인식했기 때문이라고 볼 수밖에 없다"라고 지적했다.


이와 관련해 조 전 장관은 비위 사실과 사표 수리가 필요하다는 취지를 비공식적으로 전달할 것을 지시했다고 주장했지만 전달책인 백 전 비서관과 진술이 엇갈리면서 신빙성을 잃었다. 백 전 비서관은 검찰 조사에서 "금융위에 통지할 내용의 표현도 조 전 장관이 최종 결정했다. 구체적인 비위 혐의를 알려주라는 지시는 없었다"며 "이런 내용은 바로 처리하지 않으면 까먹을 수도 있고 신속히 처리하고 싶은 마음에 민정수석실을 나오면서 바로 금융위 부위원장에게 전화해 합의된 문구 그대로를 통보했다"고 진술했다.


ilraoh@tf.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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