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달팽이 일기 저자 김선영 시인, 순수문학 곰팡이 등 5편 詩 연재

국제뉴스 | 2020.06.01 | 신고 신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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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선영 시인.김선영 시인.

(전주=국제뉴스) 조광엽 기자= '달팽이 일기' 시집 저자 인 전북 김제출신의 김선영 시인이 지난 2013년 月刊 '순수문학' 등단으로 시인의 길을 걸으며, 이번 곰팡이 등 5편의 詩를 순수문학에 연재 해 뜨거운 감동을 불러일으키고 있다.


이번 연재 된 곰팡이 등 5편의 詩는 김 시인이 그간 걸어왔던 삶의 여정속에 깊이 간직한 내면의 세계를 시로 운율화 해 표출, 그 의미가 남다르다.


김 시인은 50대 '지천명' 나이임에도 불구하고 뜨거운 학구열로 '만학도' 의 길을 걸으며, 지난 2월 동국대 국어국문학(문학사)학위를 수여받아 잔잔한 화제가 된바 있다.


그간 김 시인은 "시인이란 이름앞에 겸손히 무릅을 꿇는다" 라는 겸허한 자세로 시의 내재적인 운율을 형상화 해 왔으며, 남다른 詩사랑으로 대중의 깊은 사랑을 받아왔다.


한편, 김선영 시인은 풀잎문학동인, 푸른시울림 동인 활동 등 왕성 한 문학활동 및 영랑문학상 '우수상' 수상, 전국나라사랑 독도사랑 수필부문 최우수 수상 등 그 실력을 이미 인정받아 왔다.


[프로필] 김선영 시인


전북 김제출생, 동국대학교 국어국문학과 학사
2013년 月刊 순수문학 등단,
국제펜, 한국문인협회 회원, 순수문학협회 회원, 제 20회 영랑문학상 우수상, 필동인, 시집 『달팽이 일기』


[순수문학 연재 詩]


[곰팡이]


김선영


입주청소를 하기위해 문을 열자
텅 빈 집에서 습한 기운이 맴돌았다


틈 사이에서 터를 잡고 몇 년을 살았을까
발자국 소리가 들리자
눌러 붙은 묵은 것들이 일렬로 일어 난다


오래된 벽은 균열이 가고 척추가 휘고
녹이 슬어 늙고 병든 집은
시간의 흐름에서 자유로울 수 없다


터널을 지나온 것들은 모두 구석이 된다


줄눈으로 연결된 밑변은
그들의 지정석
손발이 겹쳐지는 찰나
무력 전쟁이 시작 되고
군용전투화 속을 먼저 타개해야만 한다


해묵은 말 의 두께가 더해지면
책꽂이 뒷면에서 아프게 피었다가
눈을 뜨면 창문 사이에서도 검붉은 멍이 피어나고
사방 벽은, 지레 곪아서
흠집이 생긴 벽과 벽 사이 매몰된 시간들은
독방에 갇힌 무기수처럼
빛과 어둠의 간격이 좁혀지지 않고
모서리에서 얼룩덜룩한 표정들만 모였다가
밖으로 빠져 나온다


묶은 때를 씻어 윤곽을 드러낸다는 것은
아슬아슬하게 지나 온 자리마다
발자국이 남는 일이지만


계속 밑바닥을 닦기 위해
매일 무릎을 꿇고 수척하게 일어나고
단단한 바닥을 딛고 휘청거리면서...


수돗물을 틀자 누런색의 녹물이 쏟아졌다
혈맥 따라 흐르지 못하고 굳어버린 침묵의 응어리
펌프질을 하면 할수록 비릿한 냄새가 났다


벽은 맨홀로 연결된 통로
정화조 냄새를 생각하고
두엄 냄새를 생각하고
하수구 냄새를 생각하고
생선 냄새를 생각하고
썩은 것들이 하나 둘
거푸집을 뚫고 분수처럼 솟구쳤다


사다리차를 타고 넘어 온 바닥에서도 발 냄새가 났다


날마다 손끝이 닿지 않은 곳을 닦아내고 나면
창문 틈으로, 건물 사이로 빛이 들어올 거야
다시 돌아올 계절에 자연이 피어오르면
온기를 품을 수 있을 거야
온도를 맞추어 하얀 고초균 숙성 중.



[시 계]


김선영


하루가 또 흘러간다


시간은 밤낮 따로 없이
재래시장의 옷가지들과
배춧잎 몇 장으로 펄럭이다가
골목길을 돌아서 흘러간다


세상에 내걸린 깃발들
죄다 안고 지나간다


꽃잎이 떨어지고
낙엽이 지는 계절 지나
잠시 기다림의 여유를
푸른 물빛으로 일러 준다


나들목이나
깊은 계곡, 낮은 여울을
지날 때에도
잔잔한 호수의
이야기를 들려 준다
겉치레 홀쳐매고
조용히 흘러간다.



[환승역 근처]


김선영


환승의 길 끝
공덕 역 지하 1층
2번과 5번 출구 사이
북 카페에서 책을 읽는다
하루의 통로를 저울질 하며


나만의 영역 지금 이 시간


바쁜 걸음을 사이에 두고
발톱을 잃어버린 고양이처럼
한 날을 위태롭게 착지 한다


아직 씌어 지지 않는 문장이
기웃 거리는 환승역 근처에서
다시 세상과 화해할 일로
직선과 곡선의 길들을
더듬이의 예리한 촉수로
안테나를 높이 세워본다.


[그리고 슬픔]


김선영


불빛을 찾아들었다
날 벌레처럼 천 날을
울다 유리창에 부딪혀
제 한 몸 으스러져도
통증을 모른다


그 속내 열어 보고 싶었지
그 무게 달아 보고 싶었지


발목이 접 찔려
뒤 따라온 바닥이
내 몸에 바짝 앉는다


더 이상 디딜 곳 없는
땅의 접지 점
그대로 기다렸다


의자 위에 세상이 다 비워지길
의자 아래 세상이 마음껏 고독하길


집착을 움켜진 돌멩이에게
별이 되지 못한 상처에게
낙엽이 지는 나무에게


세상에서 가장 낮게
떨어지는 별 하나
슬픔의 무게로 고개 꺾인
영혼의 그 한 표현.


[가면을 쓰고]


김선영


바늘구멍을 뚫고 나가 볼까
펑크 난 시간들
때우면 잘 굴러 갈 꺼야
하루를 가려 셈하면
주름진 글자들
퉁퉁 부어오르겠지


빈 가방에 바람소리 물소리
꽃향기 가득 채우며
별 하나 풍선처럼
날려 나 볼까


머릿속에
잡초들 속아내면
감정들은 미소를 지을 거야
가면을 쓰고
가위 바위 보


어둠을 밀어내고
달려 갈 꺼야
바위에 계란을
힘껏 내려치고
가위 바위 보
보자기를 내밀고
가위 바위 보


총알을 숨기고
목숨의 구멍들
거꾸로 놓은
생의 침묵 속 방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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