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일 중국 항저우 황룽 스포츠센터 스타디움에서 열린 2022 항저우 아시안게임 남자 축구 8강전 한국과 중국의 경기. 한국 2대0 승리 후 황선홍 감독이 이강인을 격려하고 있다. /연합뉴스

[한스경제=강상헌 기자]'황새' 황선홍(55) 감독이 이끄는 아시안게임 남자축구 대표팀이 팔색조 전술을 앞세워 우즈베키스탄(우즈벡) 격파에 나선다.

아시안게임 3회 연속 금메달에 도전하는 황선홍호는 이번 2022 항저우 아시안게임에서 막강한 화력을 자랑하고 있다. 조별리그 3경기와 16강, 8강을 합쳐 5경기에서 무려 23골을 몰아쳤다.

특정 선수에 의존하지 않고 고른 활약을 펼치고 있다는 점이 인상적이다. 황선홍호는 8강 중국전(2-0 승)까지 필드 플레이어 19명(골키퍼 3명 제외) 중 무려 11명이 골 맛을 봤다. 정우영(24)이 5골로 팀 내 득점 선두, 조영욱과 홍현석(이상 24), 백승호(26)가 각각 3골을 기록했다. 이들은 대회 득점왕까지 노리고 있다. 또한 이재익(24), 이한범(21)과 같은 수비수까지 골을 넣었다. 모든 선수들이 포지션에 구애받지 않고 다양한 공격패턴으로 득점을 생산해 내고 있다는 뜻이다.

1일 중국 항저우 황룽 스포츠센터 스타디움에서 열린 2022 항저우 아시안게임 남자 축구 8강전 한국과 중국의 경기. 홍현석이 프리킥 선제골을 넣은 뒤 기뻐하고 있다. /연합뉴스

선수들이 골고루 활약할 수 있는 배경에는 황선홍 감독의 '팔색조 전술'이 있다. 황 감독은 이번 대회에서 4-2-3-1 전형을 기반으로 한 다양한 전형 운영을 보여줬다. 상대와 경기 상황에 따라 4-3-3, 4-1-2-3, 4-4-2 등 유연한 전술 변화를 선보였다. 지난달 19일 열린 쿠웨이트와 조별리그 1차전에서는 제로톱(스트라이커가 따로 없이 2선 공격수나 미드필더들이 순간적으로 공격수 역할까지 하는 전술) 전술로 9-0 대승을 일궈내기도 했다.

철저한 로테이션을 바탕으로 한 다채로운 선발 라인업도 눈에 띈다. 황 감독은 5경기에서 모두 다른 조합으로 선발 명단을 짰다. 5경기 모두 선발로 나온 선수는 한 명도 없다. 4경기를 선발 출전한 선수도 골키퍼 이광연(24)과 수비수 박진섭(28), 황재원(21), 미드필더 백승호까지 4명뿐이다. 주전과 비주전의 벽을 완전히 허문 황선홍호는 이번 대회에서 어떤 선수가 나와도 탄탄한 경기력을 선보일 수 있는 팀으로 거듭났다.

1일 중국 항저우 황룽 스포츠센터 스타디움에서 열린 2022 항저우 아시안게임 남자 축구 8강전 중국과의 경기. 황선홍 감독이 선수들에게 지시를 하고 있다. /연합뉴스

황선홍호는 이제 우승까지 단 두 걸음만을 남겨뒀다. 4일 오후 9시(한국 시각) 우즈벡과 결승행을 놓고 다툰다. 연령대별 역대 전적에서는 한국이 10승 2무 2패로 앞서 있다. 하지만 우즈벡은 아시안게임에서 한국을 끈질기게 괴롭혔던 상대다. 5년 전 자카르타·팔렘방 대회 8강전에서는 연장 혈투 끝에 승부가 갈렸다. 한국은 연장 후반에 터진 황희찬(27)의 극적인 페널티킥 골에 힘입어 4-3으로 간신히 이긴 바 있다.

우즈벡은 이번 대회에서 단 2골만 실점했을 정도로 견고한 수비를 자랑한다. 강력한 공격을 앞세운 황선홍호의 축구 스타일과 대비된다. 황 감독은 "우즈벡은 상당히 직선적이고 힘과 에너지가 있다. 힘 싸움을 하는 팀이기 때문에 같이 힘 싸움을 하면 어려워질 수 있다"고 경계심을 드러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