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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자의 눈] 흥국생명은 꼭두각시 감독을 원하나

한국스포츠경제 | 2023.01.03 | 신고 신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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권순찬 전 흥국생명 감독. /KOVO 제공권순찬 전 흥국생명 감독. /KOVO 제공

[한스경제=이정인 기자]프로 스포츠 세계에서 감독은 '파리 목숨'에 비견된다. 성적이 기대를 밑돌면 언제라도 옷을 벗어야 한다. 구단이 사령탑을 교체하는 주된 명분은 성적이다.


그런데 여자배구 흥국생명을 보면 꼭 그렇지만도 않다. 흥국생명 감독 자리는 과거부터 '독이 든 성배'로 불렸다. 고(故) 황현주 감독은 시즌 중이던 2006년 2월 경질됐다. 당시 흥국생명은 1위를 달리고 있었으나 해고 통보를 받았다. 후임 김철용 전 감독은 2005-2006시즌 통합우승(정규리그 1위·챔피언결정전 우승)을 달성했지만, 그도 2006-2007시즌을 준비하던 중 해임됐다. 흥국생명은 다시 황현주 전 감독에게 지휘봉을 맡겼다. 하지만 그는 2008-2009시즌 초반 1위를 달리던 중에 또 경질됐다. 황현주 전 감독에 이어 흥국생명을 지휘한 이승현 전 감독은 약 70일만 팀을 이끌다 물러났다. 감독 대행을 맡은 어창선 전 감독은 2008-2009시즌 챔피언결정전에서 우승을 차지하며 2009년 4월 정식 사령탑이 됐으나 2009-2010시즌 중 경질됐다. 2014-2015시즌부터 2021-2022시즌까지 8시즌 동안 흥국생명을 이끈 박미희(60·현 KBS N 스포츠 해설위원) 감독을 제외하곤 장수한 감독이 없다.


흥국생명 감독 잔혹사는 또다시 반복됐다. 흥국생명 구단은 2일 임형준 구단주 이름으로 "구단이 가고자 하는 방향과 부합하지 않아 부득이하게 권순찬(48) 감독과 헤어지기로 했다. 김여일 단장도 동반 사퇴키로 결정했다"고 밝혔다.


올 시즌을 앞두고 흥국생명 지휘봉을 잡은 권순찬 전 감독은 한 시즌도 채우지 못하고 경질됐다. 부임 9개월만에 사령탑에서 물러났다. V리그 정규리그를 기준으로 단 18경기만 팀을 지휘한 '단명 사령탑'이 됐다.

김연경(가운데)과 권순찬(오른쪽) 전 감독. /KOVO 제공김연경(가운데)과 권순찬(오른쪽) 전 감독. /KOVO 제공

권 전 감독 해임은 아무도 예상하지 못한 일이다. 흥국생명은 3일 오전까지 14승 4패 승점 42로 현대건설(승점 45점)에 이어 2위에 올라 있다. 또 권 전 감독은 선수단과 원만한 관계를 유지해왔다. 흥국생명 선수들은 권 전 감독 해임 소식을 들은 뒤 크게 동요한 것으로 알려졌다. 김연경(35) 등 팀 내 베테랑들은 경기 출전 보이콧까지 고려한 것으로 전해진다.


흥국생명의 모기업 태광그룹은 배구에 대한 애정이 남다른 것으로 잘 알려져 있다. 배구단에 대한 관심도 각별하다. 하지만 지나친 관심은 독이 될 수 있는 법이다. 배구계 관계자들은 권 전 감독과 구단 고위층이 선수 기용을 놓고 마찰을 빚어왔다고 입을 모은다. 구단 고위층이 선수 기용에 꾸준히 간섭했음에도 권 전 감독은 구단의 지시를 거부하고 소신대로 선수를 기용하고 경기를 운영했다. 결국 구단은 고분고분하지 않은 권 전 감독을 잘랐다.


흥국생명은 이번에도 명분 없는 감독 인사로 구단 이미지에 스스로 먹칠을 했다. 어떤 지도자가 구단의 입맛대로 감독을 휘두르는 팀의 사령탑이 되길 원할까. '꼭두각시'가 되고 싶어 하는 지도자는 어디에도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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