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이 국제 체육행사 개최를 줄줄이 취소, 연기하고 있다. 2월 3일 2022 베이징 동계올림픽 개막을 하루 앞두고 일반 시민들과의 접촉을 차단하기 위해 설치된 폐쇄 루프 철조망 밖에 중국 베이징 올림픽 공원의 오륜 조형물 앞이 보이고 있다. /연합뉴스

[한스경제=강상헌 기자]중국이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으로 인해 국제 체육행사 개최를 줄줄이 취소, 연기하고 있다.

17일 아시아패럴림픽위원회(APC)와 항저우 장애인 아시안게임 조직위원회(HAPGOC)는 "오는 10월(10월 9일~10월 15일) 개최 예정이던 중국 항저우 장애인 아시안게임이 연기된다. 다만 대회의 엠블럼, 슬로건 및 개최 연도는 변경되지 않는다"고 전했다.

항저우 장애인 아시안게임 연기 발표에 앞서 중국은 세계역도선수권대회 개최권을 반납한 것에 이어 2022 동아시아축구연맹(EAFF) E-1 챔피언십 개최를 포기했다. 지난 3월 청두에서 열릴 예정이었던 2022 세계탁구선수권대회도 6개월이 미뤄졌다. 아울러 9월 10일 개막 예정이었던 2022 항저우 아시안게임의 개최 연기를 밝혔고, 이어 6월 26일 청두에서 열릴 계획이었던 하계 유니버시아드대회도 1년 연기를 결정했다.

중국은 그간 많은 준비를 해왔던 대회들의 개최도 포기하는 상황에 이르렀다. 7일에는 7월 30일 상하이, 8월 6일 선전에서 열릴 예정이던 2022 세계육상연맹 다이아몬드리그 경기를 개최하지 않겠다고 밝혔다. 또한 내년에 열리는 2023 아시아축구연맹(AFC) 아시안컵 축구대회 개최권도 아예 포기했다. 다이아몬드리그와 아시안컵은 중국에서 개최에 많은 공을 들여왔던 대회들이다. 다이아몬드리그를 통해 세계육상의 중심에 서고자 노력해왔고, 무려 19년 만에 중국에서 열리는 아시안컵 축구대회의 성공적인 개최를 위해 축구 전용 경기장 8개를 새로 짓는 등 힘썼으나 결국 빛을 보지 못하게 됐다.

특히 올해 열리는 굵직한 국제 체육행사들의 연기의 경우 중국의 중대 정치 일정인 20차 당 대회(하반기 예정)를 앞두고 있기 때문으로 해석된다. 시징핑 중국 주석은 5년 만에 열리는 이번 당 대회에서 3연임을 노리고 있다. /연합뉴스

개최 취소, 연기의 사유는 중국 코로나19 확산세 때문으로 여겨진다. 특히 올해 열리는 굵직한 국제 체육행사들의 연기의 경우 중국의 중대 정치 일정인 20차 당 대회(하반기 예정)를 앞두고 있기 때문으로 해석된다. 중국은 지난 2018년 10년마다 국가 주석을 바꾸도록 했던 당헌, 당정 등의 연임 규정을 철폐했다. 2013년부터 올해까지 연임에 성공한 시진핑(69) 중국 주석은 5년 만에 열리는 이번 당 대회에서 3연임을 노리고 있다.

베이징과 상하이 등 대도시를 중심으로 코로나19가 재확산하는 상황에서 무리한 국제 체육행사 개최는 시진핑 주석의 3연임에 타격을 줄 수 있을 것으로 판단한 듯하다. 당초 외교가에서는 시진핑 주석의 3연임이 확정되는 오는 가을 당 대회까지 중국이 '제로 코로나'로 불리는 고강도 방역 정책을 고수할 것이라는 게 중론이었다. 그러나 내년에 있을 아시안컵 축구대회까지 개최를 포기한 것으로 미뤄보아 일각에서는 3연임에 성공한 이후에도 중국 내 코로나19를 안정화하기까지는 꽤나 긴 시간이 필요할 것으로 보인다는 전망도 늘어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