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식용은 학대해도 OK?…동물복지 D그룹 대한민국

더팩트 | 2022.06.05 | 신고 신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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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식용 목적'은 동물보호법 적용 면제…국제 흐름 못 쫓아가

2년 전 이른바 ‘활어 내던지기’ 시위를 계기로 동물보호법 적용 범위를 둘러싼 논란이 계속되고 있다. 사진은 화천 '산천어축제' 참가자가 손으로 잡은 산천어./동물을위한행동 제공
2년 전 이른바 ‘활어 내던지기’ 시위를 계기로 동물보호법 적용 범위를 둘러싼 논란이 계속되고 있다. 사진은 화천 '산천어축제' 참가자가 손으로 잡은 산천어./동물을위한행동 제공

[더팩트ㅣ주현웅 기자] 2년 전 이른바 ‘활어 내던지기’ 시위를 계기로 동물보호법 적용 범위를 둘러싼 논란이 계속되고 있다. 어류가 보호 대상인지를 놓고 경찰과 검찰이 엇갈린 판단을 내리면서 논의에 탄력이 붙었다.


다만 국내 동물보호법이 적용·처벌 등 전반에 걸쳐 모호하다는 지적에는 다수가 동의한다. 해외의 경우 동물의 종별 습성까지 고려해 학대 행위를 폭넓게 규정하고 있다. 국내법 개정을 요구하는 목소리는 더욱 커질 것으로 보인다.


◆산천어축제, ‘맛본다’ 세글자로 불기소


논란은 지난 2020년 11월 경남어류양식협회가 서울 여의도 더불어민주당 당사 앞에서 벌인 집회로 불거졌다. 일부 참가자들이 '정부의 검역 완화로 일본산 활어 수입이 늘어 국내 어민들이 타격을 입었다'며 항의 표현으로 방어와 참돔 등을 바닥에 던졌다.


시민단체 동물해방물결은 이 행위가 동물학대라며 협회를 경찰에 고발했다. 영등포경찰서는 지난해 8월 어류 학대 혐의를 일부 인정해 검찰에 송치했는데, 검찰은 지난달 10일 ‘방어와 참돔은 식용’이라는 이유로 불기소 처분했다.


검찰은 불기소 결정서에서 "방어와 참돔은 과거부터 현재까지 우리나라에서 식용 목적으로 폭넓게 양식, 수입, 유통, 소비돼온 ‘식용 목적 어류’에 해당한다"며 "동물보호법에서 식용 목적 어류는 법 적용대상에 속하지 않는다"고 처분 근거를 밝혔다.


내던진 행위 자체는 식용 목적이 아니었으니 법을 적용할 수 있지 않았을까. 검찰은 "형벌법규의 해석은 엄격해야 한다"며 "그 의미를 피고인에게 불리한 방향으로 지나치게 확장해석하거나 유추 해석하는 것은 죄형법정주의의 원칙에 어긋난다"고 명시했다.


이런 탓에 어류 학대는 검찰 단계에서 처벌을 면하기 일쑤다. 화천 산천어축제를 놓고도 시민단체가 2020년 ‘오락 목적’에 따른 어류 학대로 화천군수를 고발했으나, 춘천지검은 홍보문구에 ‘잡은 산천어를 맛본다’고 적힌 내용 등에 비춰 식용 목적도 인정된다며 불기소 처분했다.

동물해방물결이 지난 2일 검찰의 경남어류양식협회 불기소 처분에 불복해 항고장을 제출했다./동물해방물결 제공
동물해방물결이 지난 2일 검찰의 경남어류양식협회 불기소 처분에 불복해 항고장을 제출했다./동물해방물결 제공

◆동물 학대 처벌 강화는 ‘세계적 추세’


현행 동물보호법은 동물을 ‘고통을 느낄 수 있는 신경체계가 발달한 척추동물’로 규정한다. 다만 파충류, 양서류, 어류의 경우 척추동물이어도 식용 목적으로 길러졌다면 보호 대상에서 제외된다.


식용이 아닌 다른 목적으로 사육·양식한 동물이라고 입증해야만 학대 처벌이 가능하다는 의미다. 동물에 대한 사회의 관심이 높아지고 학대의 유형도 다양해진 현실에서 이같은 모호함을 개선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높다.


대검찰청은 지난해 8월 ‘해외 주요국가의 동물 학대 행위 등 처벌 관련 비교’ 연구용역을 발주했다. 대검은 "동물 학대 유형이 매우 다양해졌고, 동물보호법 적용 대상인 동물의 범위, 처벌 수위 등에 대한 사회적인 논란이 지속되고 있다"고 연구의 필요성을 제시했다.


하지만 이 연구 결과에도 동물보호법 적용대상을 넓히는 내용은 없었다. 대신 해외에서 처벌 수위가 높아지는 추세를 담은 것으로 전해졌다. 건국대 글로컬산학협력단이 지난달 연구를 마무리했으며, 현재 대검이 결과물을 검토 중이라고 한다.


연구를 수행한 이진홍 건국대 교수는 <더팩트>와 통화에서 "동물보호법 위반에 따른 벌칙으로 우리나라는 최대 3년 이하의 징역 또는 3000만 원 이하의 벌금이지만 외국의 경우 주에 따라 다르더라도, 상당한 벌금 혹은 더 큰 실형을 부과한다"고 설명했다.


이 교수는 이어 "해외의 동물 관련 법률은 역사가 오래돼 더욱 다양하고 폭넓게 진화한 만큼 법 적용대상의 범위도 대체로 넓은 게 사실"이라면서 "무엇보다 동물 학대의 처벌 수위가 점차 강화되는 추세를 강조했다"고 말했다.

국제동물보호단체인 ‘WAP’(World Animal Protection)는 2014년 세계 각국의 ‘동물보호지수’(API)를 조사한 결과 한국을 최하위 D등급으로 평가했다. 통상 동물보호법 선진국으로 분류되는 영국, 오스트리아, 뉴질랜드, 스위스 등이 최상위 A등급에 속했다. 사진은 한국동물보호연합 등 동물보호활동 단체 회원들이 서울 광화문 이순신 동상 앞 광장에서 모피 사용 중단을 촉구하는 기자회견을 하는 모습./이새롬 기자
국제동물보호단체인 ‘WAP’(World Animal Protection)는 2014년 세계 각국의 ‘동물보호지수’(API)를 조사한 결과 한국을 최하위 D등급으로 평가했다. 통상 동물보호법 선진국으로 분류되는 영국, 오스트리아, 뉴질랜드, 스위스 등이 최상위 A등급에 속했다. 사진은 한국동물보호연합 등 동물보호활동 단체 회원들이 서울 광화문 이순신 동상 앞 광장에서 모피 사용 중단을 촉구하는 기자회견을 하는 모습./이새롬 기자

◆한국은 동물복지 후진국…"고통 감수성 높여야"


전문가들은 처벌 수위 강화와 별개로 동물보호법 적용 대상 확대 논의도 계속해야 한다고 강조한다. 국제 사회 흐름을 반영한다면 법 적용 대상 확대가 자연스럽기 때문이다.


실제 국제동물보호단체인 ‘WAP’(World Animal Protection)는 2014년 세계 각국의 ‘동물보호지수’(API)를 조사한 결과 한국을 최하위 D등급으로 평가했다. 동물보호법 선진국으로 분류되는 영국, 오스트리아, 뉴질랜드, 스위스 등이 최상위 A등급에 속했다.


스위스는 동물보호법에서 동물의 종별 습성에 따라 ‘사회적’ 동물을 규정하기도 한다. 예를 들어 무리 지어 헤엄치는 특성을 지닌 금붕어를 혼자 지내게 해도 동물 학대로 본다.


스위스는 또 2018년 갑각류를 산 채로 요리하지 못하도록 법으로 금지했다. 그 외 영국은 문어 등 두족류도 동물보호법 적용 대상에 포함했고, 이탈리아 대법원은 살아있는 가재를 얼음 위에 올려둔 식당에 2000유로(약 270만 원)의 벌금형을 내리기도 했다.


박주연 PNR(동물권연구변호사단체) 공동대표는 "최근 영국 등 선진국은 고통을 느끼는 두족류, 십각류 등 일부 비척추동물도 동물복지법에 따라 보호받도록 법을 개정했다"며 "우리나라도 동물의 고통에 대한 감수성을 더 높여가야 한다"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단지 식용이라는 이유로 적용대상에서 제외할 게 아니라, 모든 척추동물에 법을 적용할 필요가 있다"며 "사회적 합의를 전제로 일부 비척추 동물도 보호해야 한다. 이유 없는 학대는 정당화될 수 없기 때문"이라고 했다.


chesco12@tf.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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