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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구 유일 400년 종갓집을 개방한 이유는…코로나19 장기화, 관광두레 대안 떠올라

대구일보 | 2021.06.22 | 신고 신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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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구 동구 둔산동 일원에 있는 옻골마을 전경. 경주최씨 집성촌인 이곳에는 현재 12세대의 문중이 거주하고 있다.
“내년이면 환갑인 팔촌 형님께서 숙박 및 해설사를 담당하고 계세요. 50대 중반인 제가 이 마을에선 막냅니다”

명품옻골1616협동조합 최돈근 이사의 말이다.

1616년 대구 동구 둔산동 일원에 조성된 경주 최씨 집성촌 옻골마을의 올해 여름은 그 어느 때보다 활기차다.

문중에서 직접 운영하는 한옥스테이는 별다른 홍보 없이 입소문만으로 오는 11월까지 예약 완료(주말 기준)됐다. 다른 한옥스테이와의 차이점이라면 이곳은 400살을 넘은 ‘진짜’ 한옥이라는 점이다.

문중 22명으로 구성된 ‘명품옻골1616협동조합’의 목표는 집안의 유·무형적 전통과 가치를 보존·기록해 후대에 물려주는 것이다. 400년간 관광객들의 출입을 거부했던 콧대 높은 양반 집안의 고집을 꺾은 비결은 바로 ‘관광두레’였다.

2019년 옻골마을 명소화 사업으로 담벼락에 야간 경관조명들이 설치돼 있는 모습.
코로나19 장기화로 지역 관광산업이 벼랑 끝으로 몰린 가운데 ‘관광두레’가 새로운 대안으로 떠오르고 있다.

관광두레는 지역 주민이 직접 숙박, 식음, 여행, 체험 등 다양한 분야에서 지역 고유의 특색을 지닌 관광사업체를 창업하고 운영할 수 있도록 주민공동체의 발굴에서부터 사업화 계획, 창업과 경영개선까지 단계적으로 지원하는 사업이다.

2013년 한국관광공사에서 사업을 시작한 이래 현재까지 전국 100여 곳의 지자체에서 600여 개 주민사업체를 발굴했다. 대구 최초이자 올해로 4년 차를 맞은 동구 관광두레에는 5개의 주민사업체가 소속돼 활발한 활동을 하고 있다.

과거 농촌 사회의 상호 협력, 감찰을 목적으로 조직된 ‘두레’의 개념을 현대화시켜 주민들의 손으로 직접 사업체를 발굴·운영하는 방식이다.

관광두레는 민·관의 사이에서 중간 매개자라는 독특한 포지션을 취하고 있다.

기존 관에서 진행하던 사업들은 성과 위주로 진행돼 결과가 눈에 드러나는 ‘하드웨어’ 건설사업이 대다수였다. 관광두레는 ‘하드웨어’ 사업들을 지속가능한 운영이 가능토록 사람을 육성하는 ‘소프트웨어’ 사업을 지향한다.

관광두레에는 사업의 핵심이자 사업의 발굴·육성을 총괄하는 ‘PD’라는 직책이 존재한다.

관광두레 PD는 주민사업체의 발굴과 조직화, 역량강화, 창업과 경영개선, 네트워크 구축까지 지역과 주민사업체의 여건에 맞게 밀착 지원하는 역할을 담당한다. 지자체와 주민 서로의 언어를 조율하는 네트워크를 형성하는 것도 PD의 몫이다.

동구 관광두레의 경우 숙박, 체험, 기념품, 식음, 여행사 5가지 업종으로 구성됐다.

주민여행사 더휴앤에서 올해 안심습지 관광을 진행하고 있는 모습.
명품옻골1616협동조합 외에도 지역 육아맘들이 아이들과 먹을 수 있는 건강한 먹거리와 환경을 위해 뭉친 ‘화소정’, 지역 최초 도자기 업사이클링 전문 기업 ‘모냥’, 112명 지역 농부의 건강한 식재료를 한상에 담아낸 ‘금강행복마을협동조합’, 문화·역사·생태· 관광자원을 엮어 지역을 알리는 주민여행사 ‘더휴앤’이 그것이다.

금강행복마을협동조합의 인기 메뉴인 잔치국수, 두부김치, 파전 세트.
동구 관광두레 권지현 PD는 “사라져 가는 지역의 가치를 발굴하고 이를 재확산하는 데 중점을 뒀다”면서 “5가지 업종이 별개의 사업이 아니라 유기적으로 함께 사업을 진행하는 방안을 고민 중”이라고 말했다.

주민들의 만족도는 높다. 지역의 자긍심 고취와 더불어 경제적 자립 및 일자리 창출 등 지역경제 선순환 구조가 구축됐기 때문이다. 특히 지역의 특성을 누구보다 잘 아는 주민들이 직접 나서면서 마을 활성화 및 사회적 가치 창출에도 보탬이 되고 있다.

동구에서 성공사례가 이어지면서 대구에도 관광두레 바람이 불고 있다. 지난해(8기) 북구가 신규 관광두레로 선정된 데 이어 올해(9기)는 달서구에서도 관광두레 사업에 뛰어들었다.

동구청 허회도 관광과장은 “향후에도 두레 주민사업체의 안정적 발전을 위해 아낌없는 지원을 할 예정”이라며 “관광두레가 지역경제의 새로운 활력이 될 수 있도록 주민들의 성원을 부탁드린다”고 했다.

이승엽 기자 sylee@idaegu.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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