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뉴스 > 사회

[코로나19를 극복한 대구 시민영웅] (1) 다섯살 천민지 어린이

영남일보 | 2020.06.14 | 신고 신고
주소복사 스크랩   페이스북 카카오톡 밴드
KakaoTalk_20200531_144517511
'기부천사' 천민지양은 최근 돼지저금통 2개를 새롭게 모으고 있다. 파란 돼지저금통은 또 어려운 사람을 돕기 위해 쓰고, 큰 돼지저금통으로는 평소 가지고 싶었던 '대왕 슬라임'을 살 계획이다.  서민지기자 mjs858@yeongnam.com


지난 2월18일 지역 첫 코로나19 확진자 발생 이후 대구는 큰 위기 속에 빠졌다. 한번도 경험해보지 못한 감염병 앞에 모두가 혼란스러워한 순간, 감염 우려 최일선에서 아무런 대가를 바라지 않고 나선 의료진이 있었고, 전국에서 몰려든 소방대원들도 힘을 보탰다. 이들 뿐만 아니라 보이지 않는 곳곳에서 힘을 보탠 이들이 있었고 그 중엔 작은 마음과 실천으로 큰 위기를 이겨낸 이른바 '시민 영웅'도 있었다. 이들 영웅 덕에 대구는 조금씩 일상을 되찾아가고 있다. 그 시민 영웅들을 찾아 지면에 담는다.

다섯 살 바기 천민지(대구 동구)양은 지난 3월16일 평소 착한 일을 해 부모에게서 받아 모은 용돈 1만7천원과 마스크 10장을 효목2동 행정복지센터에 몰래 두고 나온 '제1호 시민 영웅'이다. 천양의 선행이 알려지게 된 것은 '코로나19 조심하세요. 어려운 사람들 꼭 도와주세요. 열심히 모았어요. 파이팅! 힘내세요. 천민지'라고 삐뚤빼뚤하게 적힌 손편지가 기부품 옆에 놓여져 있었기 때문이다.

 

idg202003170104
천민지양이 지난 3월16일 대구 동구 효목2동 행정복지센터에 기부한 현금·마스크와 손편지. <대구 동구청="" 제공="">

지난달 25일 만난 천양은 기부 이유에 대해 "아프고 힘든 사람을 도와주고 싶어서…"라며 수줍게 말하곤 어머니 신영채(41)씨 등 뒤로 몸을 숨겼다. 신씨에 따르면 천양은 장난감 정리, 엄마 심부름, 안마 등을 하면서 100원씩 받은 용돈을 차곡차곡 모았다. 5살로선 큰 돈인 '1만7천원'. 코로나19가 기승을 부리던 때, 원래 소방관 아저씨를 돕겠다며 모으고 있던 '희망 나눔 우유통'이 꽉 찼다. 천양은 목적을 조금 바꿔 코로나19로 어려운 사람을 도와주기로 마음 먹었다.

 


어머니 신씨는 "마스크 구하기가 쉽지만은 않던 때, 모아놓은 어린이 마스크 5장까지 용돈과 함께 가져다주겠다기에 내심 놀랐다"며 "'엄마 마스크도 내놓겠다'고 하고 내 것까지 총 10장을 기부하게 됐다"고 했다. 또 그는 "딸이 부끄럼을 하도 타서 행정복지센터에 직접 가져다주지 못하겠다길래 함께 손잡고 가서 보는 사람이 없을 때 얹어 두고 급히 뛰어나왔디"면서 "(동구청에서) 전화가 와서 깜짝 놀랐다. 알고 보니 민지가 편지에 자기 이름을 적었더라"라고 했다.


천양은 될성부른 '나눔천사'다. 어린 나이에도 이미 자신의 따뜻한 마음을 누군가에게 나눠준 적이 있다. 코로나19 사태 전, 텔레비전 속 아프리카 기아 돕기 캠페인을 보더니 '까만 아이'를 돕겠다며 차곡차곡 모은 저금통을 우체국에 가져다 줬다. 


천양은 다시 돼지 저금통 두 개에 용돈을 모으고 있다. 하나는 다시 어려운 사람을 돕기 위해 기부하고, 다른 하나는 어린이답게 '대왕 슬라임' 장난감을 사기 위해서다. 끝으로 천양은 그동안 코로나19로 힘든 시간을 겪은 대구시민에게 "이젠 아프지 말고 항상 힘내세요"라고 여전히 수줍은 표정으로 응원 메시지를 보냈다.
글·사진=서민지기자 mjs858@yeongnam.com


0 0
저작권자 ⓒ 영남일보 무단전재 및 재배포금지
위 내용에 대한 저작권 및 법적 책임은 자료제공사 또는 글쓴이에 있으며, 마이민트 입장과 다를 수 있습니다.
리스트 이전글 다음글
주소복사 스크랩 페이스북 카카오톡 밴드
댓글쓰기

뉴스 > 사회

이전 1 2 3 4 5 6 7 8 9 10

실시간 인기 뉴스

더보기

출석부&포인트경품 ATTENDANCE & AUCTION

TODAY : 2024년 4월 25일 [목]

[출석부]
스타벅스 아메리카노 Tall 짜파게티 큰사발
[포인트 경품]
스타벅스 아메리카노 Tall 스타벅스 아메리카노 Tall