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스경제=정라진 기자]아랍에미리트 국영항공사인 에티하드항공이 넷제로(온실가스 배출량 0) 광고에서 그린워싱으로 고객을 오도한 혐의로 기소됐다.

23일(현지시간) 가디언에 따르면 항공 배출 관련 단체인 플라이트 프리 오스트레일리아는 지난해 2월 15일 멜버른의 AAMI 파크에서 열린 멜버른 시티와 애들레이드 유나이티드 간의 A리그 축구 경기 중 게재된 두 개의 에티하드 광고가 거짓이거나 오해의 소지가 있다는 취지의 의견서를 제출했다.

당시 광고에는 에티하드 로고 옆 '2050년까지 탄소 배출 제로'라는 문구를 넣었다. 또 다른 광고에는 '비행이 지구를 희생시켜서는 안 된다'고 알렸다.

이 단체는 광고에서 에티하드가 2050년까지 넷제로 목표에 도달할 계획과 합리적인 근거가 있다는 점이 거짓되거나 오해의 소지가 있다고 주장했다.

호주경쟁소비자위원회(ACCC)도 최근 에티하드 광고를 지적했다. 에티하드는 2050년까지 탄소배출 제로를 달성할 수 있는 믿을만한 경로가 없다고 주장했다. 이들은 "현재 항공 배출량 감축 이니셔티브를 통해 탄소배출 제로에 도달하는 것은 기술적으로, 실질적으로, 경제적으로 실현 가능하지 않다. 이 같은 마케팅 서비스는 시장 건전성을 훼손하고 지구 온난화를 제한하기 위한 노력을 손상한다"고 설명했다.

플라이트 프리 오스트레일리아는 에티하드의 지속 가능성 주장은 모델링되지 않았고, 배출 기술 탄소 배출권 및 상쇄 프로그램에 크게 의존한다고 설명했다.

특히 에티하드의 자체 지속 가능성 보고서에는 2026년까지 이산화탄소 배출량이 증가할 것으로 예상했다. 이 단체는 "사실상 에티하드는 이산화탄소 배출량을 늘리려 하고 있는 것"이라며 "배출량을 상당히 과소평가했다"고 주장했다.

플라이트 프리 오스트레일리아 대변인 알렉스 문갈은 "에티하드 광고에서 잠재적인 그린워싱을 봤고 항공사에 지속가능성 주장을 철회할 것을 촉구했다"고 말했다.

이어 "불만은 에티하드가 제로 제로에 대한 신뢰할 수 있는 경로가 없고, 대신 실행 가능하지 않은 배출 감소 이니셔티브에 대해 이야기하고 있다고 주장한다"고 덧붙였다.

문갈은 최근 발표된 UN 기후변화에 관한 정부 간 협의체(IPCC)의 보고서를 언급했다. 그는 " 이 보고서는 지구 온난화를 1.5도로 제한하는 것은 신속하고 과감한 조치를 통해서만 달성할 수 있다는 최종 경고"라며 "그린워싱은 기후 행동에 대한 신뢰를 약화시킨다"고 재차 강조했다.

조에 부시 변호사 역시 "에티하드항공의 공개 문서를 면밀히 조사했고 2050년까지 넷제로에 도달할 의도가 있거나 합리적으로 예상한다는 증거가 불충분하다는 것을 발견했다"고 말했다.

그는 "에티하드가 이런(그린워싱) 광고를 의뢰하는 과정에서 오해의 소지가 있거나 기만적인 행위에 관여했는지 여부에 대한 조사를 요청했다"고 설명했다.

현재 ACCC는 3월 초 그린워싱에 대한 단속을 고지했다. 이들은 8개 부문에 걸쳐 247개 기업과 브랜드를 조사했다. 조사대상의 57%가 기후 조치의 과장부터 자체 인증 제도 개발에 이르기까지 오해의 소지가 있는 진술을 한 것으로 밝혀졌다. 이에 기업들의 환경 관련 주장에 대한 조사를 강화할 예정이다.

ACCC 대변인은 "그린워싱은 ACCC의 우선순위이며 우리는 현재 다양한 산업과 관련된 그린워싱에 대한 여러 가지 우려 사항을 검토하고 있다"고 말했다.

감시단의 법적 조치를 취하고 플라이트 프리 오스트레일리아가 제기한 혐의가 사실로 밝혀지면 에티하드는 위반 기간 동안 매출액의 30% 또는 5000만달러(644억 7000만원) 이상을 지불하라는 명령을 받을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