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로 위에서 흔히 보이는 슈퍼카 80%가 법인으로 등록되어 있는 것으로 확인됐다.

차량을 등록하는 과정에서 '업무용'이라는 명목으로 슈퍼카를 법인명의로 등록을 하는데, 사실상 차량을 사적으로 이용하고 있는지에 대해 확인할 방법이 어려운 상황이다. 법인 차량은 운행일지를 의무적으로 작성하게 해 놨지만, 일일이 조사하기란 어렵다.

만약, 법인 차량으로 등록해 두고 사적으로 운용하고 있다면 명백한 탈세에 해당한다. 슈퍼카를 법인 명의로 등록 시 '회사경비'로 처리가 가능하고, 구입비와 유지비 등에 대한 세금 혜택을 받을 수 있기 때문에 법인명의로 등록하고 있는 것이다.

이에 법인 차량에는 법인차 전용으로 '연두색 번호판'을 부착하도록 한다는 계획이지만 이 정책이 효과가 있을지 의문이라는 주장도 많다.

6일 카이즈유 데이터 연구소 '국내 고가 법인차 운행차량 현황'에 의하면, 페라리, 람보르기니, 맥라렌 등 슈퍼카 80%가 법인 차량으로 등록되어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페라리는 70.3%, 람보르기니는 80.7%, 맥라렌은 79.2%가 법인 차량이었으며, 그 외에도 벤틀리 플라잉스퍼 59.9%, 람보르기니 우루스 85.9%, 롤스로이스 고스트 87% 등 고급 수입차들의 법인차 비율이 절반 이상을 넘어섰다.

법인차량의 사용 범위는 거래처·사업장 방문, 판촉활동, 교육·훈련, 출·퇴근 등 업무 관련 활동으로, 이를 관리 감독하기 위해 차량 운행일지를 작성하게 하지만 이 일지를 통해 사적 운용을 판단하기란 어렵다.

차량은 개인적으로 운용하면서 일지에는 업무와 관련된 내용으로 작성하면 그만이기 때문이다.

왜 슈퍼카를 불편하게 법인명의로 등록하는 걸까?

이유는 간단하다. 바로 세금 감면 혜택을 받기 위함으로, 한 업계 관계자에 따르면 법인 차량은 유류비, 보험금 등 혜택뿐만 아니라 연간 1500만 원까지 경비 처리가 가능하기 때문이다.

이로 인해 정부에서 슈퍼카 연두색 번호판 도입을 7월에 도입된다고 발표했다.

법인명의로 등록된 차량에는 의무적으로 연두색 번호판을 부착하도록해, 해당 차량이 법인 차량임을 표시하겠다는 의지다.

이렇게 연두색 번호판을 단 차량은 쉽게 구분할 수 있고, 관리 및 감독에 용이하며 구매자들에게 경각심을 줄 수 있다는 판단에서다. 하지만 이 또한 우려와 기대가 반으로 나뉘었다.

원희룡 국토부 장관은 "포르쉐, 람보르기니, 페라리 등 슈퍼카를 법인차로 등록해 배우자에 자녀까지 이용하는 꼼수. 횡령·탈세 등 법 위반은 물론 우리 사회의 불공정과 갈등을 심화시키는 원인 중 하나"라며 "법인차 전용번호판을 도입해 이런 꼼수를 쓰기 어렵게 될 것"이라고 말한 반면에, 일각에서는 '연두색 번호판 무용론'도 나오고 있다. 번호판이 중요한 것이 아니라 법인차의 정의와 규모, 역할에 엄격한 규정이 필요하다는 주장이 나오고 있다.

사실 연두색 번호판은 제도적 규제가 아닌 '사회적 시선'을 통해 사적 운용을 자제하게 만드는 측면이 강하다.

이와 관련된 소식에 한 네티즌은 "녹색 번호판을 단다고 람보르기니가 달구지가 되는 것은 아니다"라며 "일정 가격 이상의 차량은 법인차 등록을 불허하는 것이 더 옳다고 생각한다"는 반응을 보이는 반면, 또 다른 네티즌은 "새로운 법을 통해 공정사회가 실현되길 기대한다"는 반응을 보이기도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