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스경제=박종훈 기자]지난해 역대급 수익을 거둬들인 것으로 보이는 손해보험사(손보사)들이지만, 올해는 변동성이 큰 경영환경 아래 특히 중소형 보험사의 수익성과 건전성에 대한 모니터링이 필요해 보인다.

이는 경영환경이 악화될 수록 대형 보험사에 이익집중도가 커지고, 대형 보험사와 중소형 보험사 사이에수익성 편차 확대가 보이기 때문이다.

2022년 손해보험회사 당기순이익은 지난 2020년부터 코로나19로 인한 반사효과 등으로 역대급일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코로나19와 관련한 방역 조치로 이동이 제한되며 일시적으로 자동차보험 손해율 개선과 의료서비스 이용 감소 효과 등이 나타났던 것이다.

2022년 3분기 기준, 손보사들의 누적 당기순이익은 4조 1000억원을 넘어서고 있다. 이는 2019년 1조 5000억원, 2020년 2조 1000억원, 2021년 3조 7000억원을 3분기만에 넘어선 숫자다.

손보사들의 이익은 크게 보험영업 측면과 투자영업 측면으로 가를 수 있다. 보험영업 측면에선 앞서 언급처럼 자동차보험 손해율이 최근 손보사들의 이익에 큰 영향을 미치고 있다.

국내 손보사 중 자산과 이익 기준으로 상위 5개사를 꼽자면 삼성화재, 현대해상, DB손보, KB손보, 메리츠화재 등이다. 11개 손보사들 중 이들 톱 5가 차지하는 이익의 비중은 과거 지난 2019년 가장 규모가 컸다. 당시 109%를 기록했다. 100%를 넘어선다는 건 당기순손실을 기록한 회사들이 있기 때문이다. 2022년 3분기까지는 88% 수준이다.

이익집중도가 아니더라도 최근 4년 사이 톱5 손보사들의 자산 비중 역시 약 79% 수준을 안정적으로 유지하고 있다.

흥미로운 사실은 손보 업계 전체의 업황이 양호해 이익이 증가할 때는 총자산수익률(ROA) 분포의 편차가 줄어든다는 점이다. 그에 반해 전체 이익이 감소할 때는 ROA 분포 편차가 커진다.

쉽게 말하자면 경영환경이 악화되는 시기에 중소형 보험사의 수익성이 대형 보험사에 비해 더욱 곤두박질친다는 의미다. 이런 현상은 중소형 보험사일수록 손해율이 높고, 자동차보험 손해율의 변동성이 크며, 이익조정 여력이 작기 때문이다.

이익조정 여력이 작다는 것은 매도가능증권 처분 이익을 활용할 여지가 한정적이란 것이다. 과거 업황 전체가 침체됐던 2018년과 2019년의 경우 대형 보험사는 큰 폭으로 매도가능증권 처분 이익을 일으켜 수익성 하락을 방어했다. 하지만 중소형 보험사에게 이런 선택지는 없었다.

이같은 과거의 사례를 되짚어 봐야 하는 까닭은 올해의 업황이 누구도 장담키 어려워서다. 일반적으로는 코로나19 반사이익의 소멸, 자동차보험료 인하, 부동산 경기 하락으로 인한 자산 부실화 가능성 확대, 경기둔화에 따른 보험수요 감소 등 경영환경 악화에 대한 예상이 지배적이다.

결국 앞서 언급한 것처럼 이익 관리에 있어서 여력이 부족한 중소형 보험사의 리스크가 상대적으로 대형 보험사에 비해 크단 의미다. 심지어 대형 보험사들 마저도 상대적으로 대출채권의 리스크가 높아 자산부실화에 대한 선제적 관리가 필요한 상황이다. 지난해 6월 말 기준, 위험기준자기자본(RBC) 기준 대출채권의 신용위험계수는 대형보험사의 경우 3.3%였고 중소형 보험사는 2.1%였다.

새로운 회계기준(IFRS17) 도입 역시 업계의 이슈다. 이에 따라 올해 당기순이익 규모는 지난해에 비해 일시적으로 증가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 회계제도 전환에 따라 이익의 원천인 보험계약마진(CSM) 규모가 달라지기 때문이다.

그러나 이 같은 변화는 근본적으로 보험사의 펀더멘털과 더욱 연관이 크다. 제도 변화 등의 일시적 환경은 일시적 영향을 보일 것이며, 앞서 언급된 것처럼 근본적인 편차는 계속 유지될 것이라는 게 전문가들의 중론이다. 따라서 경영악화가 우려되는 회사에 대한 당국의 지속적인 모니터링 등이 요구되고 있는 시점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