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스경제=김정우 기자]10일 윤석열 대통령의 공식 취임과 함께 출범한 새 정부가 수소경제에 속도를 낼 전망이다. 기업들의 관련 투자도 탄력을 받을 수 있을지 주목된다.

지난 4일 국회 산업통상자원중소벤처기업위원회(산자위)는 법안소위를 열고 '수소경제 육성 및 수소안전관리에 관한 법률 일부 개정법률안(수소법 개정안)'을 가결했다. 수소법 개정안은 국회 법제사법위원회를 거쳐 본회의에 상정될 예정이다.

수소법은 수소산업 육성을 위해 2020년 2월 처음 제정됐지만 선언적 내용에 그치고 구체적인 법안이 마련되지 않아 실효성에 대한 지적이 제기됐다. 이에 개정이 추진됐지만 여야 갈등을 비롯한 정치적 여건 문제로 1년여 동안 처리되지 못하고 있었다. 개정안은 다수당인 더불어진주당이 주도했고 새 정부의 국정과제에도 수소산업 육성이 포함되는 만큼 여야 이견 없이 무리 없이 본회의까지 통과할 것으로 보인다.

이번 수소법 개정안은 청정 수소에 대한 개념 정립과 활용 의무 등과 관련 산업 발전을 촉진하기 위한 내용이 골자다. 구체적으로 △수소발전용 천연가스 별도 요금제 도입 △청정수소 판매사용 의무제 △전기사업자의 수소발전량 구매 공급제 △수소발전 입찰 시장 도입 등을 담고 있다.

관련 업계는 수소법 개정안을환영하는 분위기다. 그간 제도적 뒷받침이 미비했던 부분이 해소되고 본격적인 사업 추진 및 생태계 구축이 이뤄질 수 있을 것이라는 전망이다.

새 정부의 의지도 명확하다. 윤석열 정부는 지난 3일 110대 국정과제 발표를 통해 세계 1등 수소산업을 육성하겠다는 목표를 제시했다. 온전한 청정에너지원으로 꼽히는 수소를 탄소중립 실현에 적극 활용하겠다는 의지가 반영됐다. 이번 수소법 개정안 산자위 통과에 따라 정부의 탄소중립 로드맵 실행도 중요한 첫 발을 떼게 됐다는 평가가 나온다.

특히 윤석열 정부는 전 정부의 '탈원전' 정책으로 위축됐던 원자력 기술을 수소산업과 연결하는 구상도 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원자력 전력을 기반으로 분해한 수소인 '핑크수소'를 수소 생태계에 편입하는 등이 이에 해당한다.

지난해 SK, 현대차, 포스코, 한화 등 국내 대기업은 수소경제 전 분야에 걸쳐 약 43조원 규모의 투자 계획을 발표한 바 있다. 업계는 개정안 통과에 따라 조속히 시행령을 통한 구체적 제도들과 재정 지원 방안 등이 마련되길 기대하고 있다.

수소전기차 개발을 비롯해 수소산업 선도 기업을 목표로 하는 현대자동차그룹은 수소의 생산부터 저장, 유통까지 전 과정을 아우르는 밸류체인(가치사슬) 구축을 추진하고 있다. 현대제철 등에서 수소를 생산하고 현대글로비스가 운반·유통을, 현대모비스가 수소연료전지를 개발하고 현대차·기아가 수소차를 생산하는 그림이다.

특히 기아는 지난 4일 경기 오토랜드 광명에 수소충전기와 초고속 전기충전기를 갖춘 복합충전소를 열었다. 하이넷의 수소충전기 1기와 현대차그룹 초고속 전기충전 브랜드 '이피트' 6기가 설치된 시설이다. 하루 최대 60대의 수소차를 충전할 수 있다. 오토랜드 광명은 지난해 기아와 광명시, 하이넷의 업무협약에 따라 총 72억원이 투입돼 설치됐으며 개발제한구역 내 국내 첫 수소충전소다.

포스코홀딩스는 2030년까지 10조원을 투자해 연간 50만톤의 수소를 생산하고 수소환원제철 기술을 개발하겠다는 방침이다. 효성그룹은 1조원을 투입해 전라남도와 함께 재생에너지를 활용한 그린수소를 생산할 계획이며 수소 연료 탱크 소재 및 충전소 사업도 추진한다. 현대중공업도 풍력을 이용한 그린수소 생산에 나섰으며 현대오일뱅크는 2030년까지 전국에 180여개 수소충전소를 구축할 계획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