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스경제=서동영 기자]"부동산 시장을 안정시킨다는큰 메시지가 없다."

대통령직인수위원회에 대한 우려가 쏟아지고 있다. 부동산 시장 안정이라는 차기 정부 정책 틀을 세워야 함에도 개별 정책 발표에만 신경 쓰고 있기 때문이다. 부동산을 시장이 아닌 정치로 풀고 있는 것은 아닌가 하는 시선이 나오는 이유다. 원희룡 전 제주지사의 국토교통부 장관 후보 지명으로 이 같은 문제점이 해소될지 업계의 이목이 집중되고있다.

대선 후 한달이 지났다. 인수위는 내부에 부동산 태스크포스(TF)구성 후 관련 정책을 잇달아 내놓거나 방향에 대해 이야기 하고 있다. TF팀장으로 시장론자인 심교언 건국대 부동산학과 교수를 임명한 만큼 발표된 정책 상당수는 규제 완화가 주를 이룬다. 임대차3법 축소 및 폐지와다주택자 양도세 중과 한시적 면제 등을 발표했다. 새 정부 출범 후 부동산 세제 정상화를 위한 TF팀을 발족하는 한편보유세를 내리겠다는 뜻도 밝혔다.

문재인 정부에서 과도한 규제로 부동산 시장을 옥죄면서 주택가격이 천정부지로 치솟고 거래절벽이 생긴 만큼 규제 완화를 통해 부동산 시장을 정상화하겠다는 의도로 풀이된다.

하지만 인수위가 규제완화에만 몰두, 부동산 시장 안정화를 위한 큰 그림을 보여주지 못하고 있다는비판이나오고 있다.

한 전문가는 "지금 인수위가 부동산 정책을 다루는 것을 보면 마스터플랜이 무엇인지 모르겠다"며 "단순하게 개별적인 이슈에 따로따로 대응을 하다보니 정책 각론만 있지 정작 총론은 찾을 수 없다"고 꼬집었다.

또 다른 전문가 역시 "차기 정부에선 부동산 시장 불안의 가장 큰 문제였던 주택 공급 부분을 해결하겠다는 큰 메시지를 국민들에게 전달해줘야 하는데 그런 것이 보이지 않는다"며 "세제나 재건축 완화는 주택 공급을 위한 수단일 뿐인데, 지금 움직일을 보면 수단이 주가 돼 버렸다"고 쓴소리를 날렸다.

최근 서울 강남 등 재건축 단지 중심으로 아파트 가격이 뛰고 있는 것은 이와 무관치 않다는 지적이다.

무엇보다 인수위 내에 부동산 정책 중심을 잡아줄 무게감 있는 인사가 없기 때문이라는 분석이다. 인수위원 중 부동산 전문가는 한명도 없다. 심교언 팀장은 인수위원이 아닌 전문위원이다. 또 TF팀은 말그대로 TF팀이라는 한계가 있다.

때문에 지난 10일 국토부 장관 후보로 지명된 원희룡 전 지사가 이 같은 난맥을 해결할 지 주목된다. 대선 후보급 정치인이기에 인수위는 물론 정부 출범 후에도 국토부 및 부동산 정책에 상당한 힘이 실릴 것이란 분석이 나온다. 따라서 부동산 시장 안정이란 큰 그림도 흔들리지 않고 그릴 수 있게 됐다는 전망이다. 원희룡 장관 후보가 정권 출범 후 가장 중요한 문제인 주택 공급에 대해 구체적인 해법을 내놓을 것이란 예상도 나오고 있다.

하지만 원 장관 후보가 정치인이라는 점에서 우려스러운 면도 있다. '김현미 시즌2'가 될 수 있다는 것이다. 김현미 전 국토부 장관은 문재인 정부 부동산 정책 실패 장본인으로 꼽히고 있다.

한 전문가는 "현 정부는 비전문가를 장관으로 앉힌 뒤 부동산 문제를 정책이 아닌 정치로 풀려다 낭패를 봤다"며 "차기 정부는 이를 곱씹어야 할 것"이라고 지적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