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스경제=변세영 기자]카카오가 커머스 경쟁력 확보를 위해 '지그재그' 인수를 추진하고 있다.거물 이베이코리아 대신 알짜배기 패션 플랫폼을 통해 MZ세대 공략에 박차를 가할 것으로 비춰진다.

9일 IT 및 이커머스업계에 따르면 카카오는 크로키닷컴이 전개하는 '지그재그'의 새 주인이 될 전망이다.

지그재그는 지난 2015년 6월 탄생한 패션커머스 플랫폼이다. 당시에는 패션 쇼핑몰을 한데 모은 서비스가 흔하지 않던 시절이었지만, 지그재그는 이를 선제적으로 하나의 플랫폼으로 선보여 굳건한 소비층을 갖고 있다. 현재 약 4000여 곳의 쇼핑몰을 연결한다. 이들은 지난 2017년 거래액 3500억원, 지난 2019년에는 6000억원으로 성장하더니 지난해에는 7000~8000억원대로 사이즈가 커졌다.

이커머스는 연간거래액(GMV)을 고려해 기업 가치를 정한다. 신흥 이커머스의 경우 1~2배 사이의 트리플을 적용해 가치를 측정한다는 점을 고려하면, 지그재그 몸값은 1조원에서 1조5000억원 사이로 점쳐진다. 앞서 유니콘에 안착한 무신사는 당시 거래액 8~9000억원을 기반으로 2배에 달하는 2조원 가치를 인정받은 바 있다.

카카오는 네이버에 비해 다소 커머스 경쟁력이 떨어진다는 평가를 받아온 만큼, 인수·합병 등을 통해 판을 확대할 것이라는 예측이 당연시 되어왔다. 이 때문에 올해 초부터 불타오른 이베이코리아 매각전에서 가장 유력한 인수후보로 꼽혀왔다. 인수합병 시 카카오커머스 부문 사업증대는 물론이거니와 자회사 잠재력도 커진다는 이유에서다.

하지만 예상과 달리 카카오는 입찰에 참여하지 않았다. 오픈마켓 중심인 이베이코리아 자체가 선물하기, 메이커스 등 SNS를 기반의 카카오커머스와 성격이 맞지 않다는 점이 그 이유로 거론됐다. 카카오는 이베이코리아에 4~5조원이라는 거액을 투입하기 보다는 알짜배기 플랫폼에 눈을 돌리는 것이 효율적이라 판단한 것으로 보인다.

지그재그 관계자는 "얘기가 오가고 있는 것은 맞지만, 아직 결정된 바는 없다"라고 설명했다.

국내 패션플랫폼 시장은 아직까지 여성 소비자들이 지배하고 있다. 아이지에이웍스 모바일인덱스 앱시장 분석 리포트에 따르면 지난해 9월 기준 국내 패션앱 사용자 1091만명 중 여성이 약 70%(785만명)다. 1인당 사용시간(남 53분, 여 1시간19분) 및 사용일수(남 8일, 여 11일)도 여성이 압도적이다. 여성패션 플랫폼 인수는 커머스 시장을 주도하는 여성 충성고객 확보를 위한 효과적인 방법일 수 밖에 없다.

신세계그룹 SSG닷컴 역시 최근 커머스 경쟁력 확대를 위해 여성쇼핑몰을 인수했다. 최근 SSG닷컴은 'IMM프라이빗에쿼티'와 '아이에스이커머스'가 각각 보유한 W컨셉의 지분 전량을 양수하는 계약을 체결했다. W컨셉은 신인 디자이너 브랜드 제품을 발굴해 편집숍 사업을 전개하며 회원수만 500만에 육박한다.

한편, 카카오는 지그재그를 카카오커머스로 합병할지 카카오 본사 내 또 다른 자회사로 독립경영을 진행할지 논의 중인 것으로 알려진다. SSG닷컴은 핵심 경쟁력 유지를 위해 기존 전문 인력을 승계하는 등 현재와 같이 플랫폼을 이원화 해 별도 운영한다는 계획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