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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야, 자연재해 또 “네 탓”… 문 대통령 “4대강 보 검증해보라”

국민일보 | 2020.08.11 | 신고 신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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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치권의 재해 ‘네 탓’ 공방이 이번에도 어김없이 재현됐다. 여야 모두 이해득실에 따라 아전인수격으로 책임을 묻고 있다. 야권은 집중호우에 이어 발생한 산사태의 주요 원인으로 태양광 사업을 지목하며 국정조사까지 요구하고 나섰다. 반면 여권은 야권의 4대강 예찬론을 반박했다. 문재인 대통령도 청와대 회의에서 직접 4대강 보의 홍수조절 기능 검증을 주문했다.

김종인 미래통합당 비상대책위원장은 10일 비대위 회의에서 “최근 집중호우와 함께 산사태가 많이 발생한 것이 태양광 발전시설 난개발 때문이라는 지적도 나온다”고 말했다. 안철수 국민의당 대표는 이날 “범야권 공동으로 태양광 비리와 수해 피해의 구조적 문제점을 밝히는 국정조사 실시 방안을 추진하겠다”고 말했다.

일각에서는 산지에 태양광 시설들을 짓기 위해 나무가 베어지면서 산사태 피해가 커졌다는 지적이 나온다. 문재인정부는 탈 월전 정책의 일환으로 태양광 발전시설 보급에 적극적이었다. 산림청에 따르면 산지 태양광 시설은 전날 기준 전체 1만2721곳 가운데 12곳(0.09%)에서 피해가 발생했다. 이런 상황에서 최근 이어진 폭우가 산사태의 원인이 됐을 수 있다는 게 야당 주장이다.

여야는 4대강 사업의 홍수조절 기능을 놓고도 엇갈렸다. 김 위원장은 “4대강 사업 자체에 대해 여러 말이 많았는데 섬진강이 4대강 사업에서 빠진 것이 다행이라 하는 사람도 있었다”며 “(하지만) 이번 홍수를 겪으면서 그것도 잘못된 판단 아닌가”라고 말했다. 주호영 통합당 원내대표는 수해 현장인 경남 하동 화개장터를 찾아 “4대강 사업 이후 범람, 물 피해도 없고 사망자도 줄었는데 과학적 데이터를 놔두고 여당이 책임을 떠넘기는 건 무책임한 것”이라고 주장했다.

반면 민주당은 4대강 사업이 오히려 홍수 피해를 키웠다며 반박했다. 설훈 최고위원은 “낙동강 강둑이 터진 가장 큰 이유도 4대강 보가 물흐름을 방해해 수압이 올라가서라고 전문가들은 추정한다”고 말했다. 윤건영 민주당 의원도 “4대강 폐해는 이미 온갖 자료와 연구로 증명됐다”며 “어처구니가 없다”고 했다.

이명박정부가 추진한 4대강 사업 대상이 아니었던 섬진강은 물폭탄에 제방 붕괴 등으로 큰 피해를 낳았다. 4대강 사업이 추진된 낙동강과 영산강 일대는 제방이 터졌지만 피해는 상대적으로 적었다.

논란이 이어지자 문 대통령도 4대강 보의 홍수 조절 기능을 검증할 것을 주문했다. 문 대통령은 청와대 수석·보좌관회의에서 “댐의 관리와 4대강 보의 영향에 대해서도 전문가들과 함께 깊이 있는 조사와 평가를 당부한다”며 “4대강 보가 홍수조절에 어느 정도 기여하는지를 실증적으로 분석할 수 있는 기회”라고 했다.

과거에도 자연재해는 정치권의 이해득실에 따라 ‘네 탓’ 프레임에 활용됐다. 지난해 4월 강원도 대형 산불 때도 여야는 ‘네 탓’ 공방을 벌여 비판을 받았다. 일반적으로 자연재해는 인명 피해를 낳으면서 대통령의 지지율을 떨어뜨린다. 부동산 정책 실패 등으로 대통령과 여당의 지지율이 급락하는 가운데 야권에서 이번 물난리를 여권의 책임으로 돌리고 있다.

민주당도 야당이던 2011년 여름 기록적인 폭우로 우면산 사태 등 서울 및 수도권 지역의 피해가 확산하자 오세훈 당시 서울시장 책임론을 제기한 바 있다. 민주당은 연일 ‘오세훈 인재론’으로 공세를 펼쳤다.

이상헌 박재현 기자 kmpaper@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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