헤어지자고 문자를 보냈어요.

이게 예의가 아닌 건 저도 잘 알아요.

하지만 남자친구 사정 상 만나기도 어려웠고 통화할 시간을 내기도 어려웠어요.

심지어 제가 문자를 보낼 때까지 약 이틀간 연락이 안 오는 상황이었어요.

연락이 없어요.

그래서 제가 그 다음날 새벽에 음성메시지를 남겼어요.

'연락 하지말란다고 진짜 안하냐. 그래 잘 지내라' 뭐 이런 내용이었어요.

그러고 나니 다음날 문자가 왔어요.

'몇번이고 녹음된 걸 들었는데 소리가 너무 작아서 들을 수 없었어.. 미안해' 라고요.

뭐가 미안한걸까요. 이 관계를 이렇게 되도록 만든 게 미안한걸까요.

아니면 음성메시지를 못 들은게 미안한 걸까요.

이게 연락의 끝일까요?

이게 헤어짐의 끝인걸까요?

제가 그 사람이 싫어서 끝내자고 한 연애가 아닌데

이런 반응이 나오니까 더 서운하고 미칠 것 같아요.

연애하는 내내 저는 이 사람을 이해하려고 노력했고 참아왔어요.

너무 바빴고 일주일에 한번도 겨우 만났고 하루에 전화 한통 오면 다행이고

나보다 바쁜일은 지천에 널려서 난 항상 뒷전이고 어디가서 자신과 사귄단 이야기를 하지 말라질 않나

자신도 어디 나가서 저와 사귀는 이야기 일절 언급 안했어요. 마치 여자친구가 없는 것처럼요.  

못 만나고 연락 못하는건 남자가 바쁘면 그럴 수도 있다고 생각해서 많이 이해했어요.

하지만 어느 순간

도대체 이남자는 이 관계를 위해 노력하고 감수하는게 뭘까 싶더군요.

오로지 저만 참는 것 같았어요. 저만요.

그 사람이 너무 좋은데, 정말 너무 좋은 사람인데 그 사람이 좋다는 이유로

이 연애를 참고 있자니 저는 계속 이런 대접을 받을 것 같았어요.

제 자신에게 이렇게 못되게 굴 수는 없다는 생각이 들어서 정말 힘들게 결심한 거였어요.

그런데

붙잡는 건 고사하고 알겠다, 그러자 그런 말도 없이 이건 그냥 아무 응답이 없네요.

제가 아는 분이 제 연애 이야기를 듣더니 그러시더라구요.

" 그 사람은 네가 찰래야 찰 수 없는 사람이야. 그냥 너 혼자 떨어져 나오는거지.

그러니까 그냥 빨리 걸어서 나와 " 라구요.

아무 응답도 없는 이 사람은 도대체 뭘까요.

저는 정말 그냥 혼자서 떨어져 나온 걸까요.

왜 제가 차고도.. 이렇게 서운하고 버림받은 기분이 들까요.

저는 아직도 그 사람이 좋아요. 오늘도 하루종일 어찌나 그 사람 미니홈피를 들락거렸는지 모르겠어요.

제가 바란건 그 사람이 제 이야기에 귀 기울이고, 조금만 더 이 관계를 위해 노력해주는 거였어요.

제가 이 관계를 끝낸 게 잘 한걸까요? 그것마저도 확신할 수가 없어요.

머리가 너무 혼란스러워서 잠도 안 오네요.. 정말 힘들어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