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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삼모사(朝三暮四)

B10 텅빈마음 | 2021.09.14 | 신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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해마다 동물의 특성에 따라 그 해에 갖는 기대도 바뀌게 된다.

또 내가 무슨 띠라고 해서 성격도 닮아 가기도 하고 알게 모르게 가슴에 담고 살기도 한다.


원숭이에 얽힌 중국 고사로 이야기를 시작해 보자. 춘추시대,

송나라 저공이라는 사람은 원숭이를 길러 훈련시키는 재주가 있었다.

그런데 제대로 된 수입도 없이 원숭이에게 온 힘을 쏟느라 그만 파산하기에 이르렀다.


자신의 식량까지 털어 주며 원숭이를 먹여야 했기 때문이다.

저공은 먹이를 줄여볼까 했지만 그렇게 했다가 원숭이가 자신을 따르지 않으면

어쩌나 하는 것이 더 걱정되었다. 그래서 꾀를 내서 원숭이를 속이려고 했다.


저공이 “너희들에게 줄 먹이를 아침에 셋, 저녁에 넷으로 하면 어떻겠느냐?” 라고 묻자

원숭이들이 화가 나서 들고 일어났다.

이에 그는 대뜸 “좋다. 그럼 아침에 넷, 저녁에 셋을 주마!” 라고 하자

원숭이들이 엎드려 좋아라 하였다.

이 이야기는 바로 우리가 흔히 알고 있는 ‘조삼모사(朝三暮四)’라는 고사로

열자라는 책에 실려있다.


그런데 이 내용을 자세히 따져보자.

열자는 이 고사를 똑 같은 7개의 먹이를 선후 구분만 다르게 했는데

멍청한 원숭이가 속았다고 해석하고 있다.

지금의 사람들 역시 이 해석을 당연하게 받아들이고 있다.


하지만 눈을 돌려 이 이야기를 경제학의 시간 선후로 인한 이윤 생산 원리로 따져 보자.

결론부터 말하면 원숭이가 주인인 저공보다 더 똑똑한 것일 수 있다.

돈이나 조건 등 자신의 몫을 한 시간이라도 먼저 챙기는 것이 유리하다는 논리에서다.

이것은 어떻게 변할지 모르는 미래를 대비하는 것이며, 권리 확보를 위한 안전장치이다.


내 손에 들어오지 않는 재화는 일분 일초의 시간만큼 위험부담이 있다.

더구나 지금처럼 분초를 다투는 투자나 투기는 유리한 권리가 내 손에 있지 않은 한

오전 오후가 얼마나 긴 시간이며 얼마나 위험한 양보인가?


여기 받을 돈 100만 원이 있다.

오전에 40만 원 오후에 60만 원 받겠는가? 아니면 그 반대로 받겠는가?

이 고사로만 보면 원숭이의 경제에 대한 판단은 인간보다 낫다.

먼저 확보하는 것이 유리하다는 근본 원칙은 바꿀 수 없다.


물론 열자가 이를 모르고 허투루 비유를 든 것은 아니다.

열자는 얕은 경제학을 몰랐을지언정 간사한 꾀로 남을 속이고 농락하려는

약은 자를 못마땅히 여긴 것임은 두말할 나위도 없다.

 


 

 

 - 임동석 <건국대 중문과 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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