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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터뷰] 백일의 낭군님 남지현 "톤 조절 실패…혼나야 했죠"

입력 2018-11-08 오전 12:54:43

[인터뷰] 백일의 낭군님 남지현
[한국스포츠경제=최지윤 기자] 남지현은 영리한 배우다. 아역배우부터 활동해 벌써 데뷔 15년 차를 맞은 만큼 자신의 장단점을 누구보다 잘 파악했다. 톡톡 튀는 목소리는 호불호가 갈리는 게 사실. 첫 사극인 tvN 종영극 ‘백일의 낭군님’에서는 “톤 조절에 실패했다”고 스스로 인정했다. 하지만 원득(이율) 역의 도경수의 중저음 보이스와 어우러져 환상의 케미를 뽐냈다. 성인이 된 후 ‘쇼핑왕 루이’부터 ‘수상한 파트너’ ‘백일의 낭군님’까지 3연타 흥행에 성공한 남지현. 올해 스물 세 살, 아직 모태 솔로지만 로맨스 연기를 완벽 소화했다. 공효진, 정유미를 잇는 ‘로코 여신’으로 불러도 되지 않을까. -‘백일의 낭군님’을 선택한 이유는. “멜로, 로코에 정치 싸움까지 나오지 않았냐. 송주현에서는 재기발랄하고 유머 넘치는 모습도 많았다. 알콩 달콩한 로맨스에 슬픈 멜로까지 종합적인 모습을 다 보여줄 수 있는 드라마는 흔치 않다고 생각했다. 거기다 배경은 사극이고 전개도 빨랐다. 지금까지 해왔던 작품들의 축소판이자 종합선물세트가 될 것 같았다. ‘잘 나와야 3%’라고 생각했는데, 14%가 넘을 줄은 몰랐다(웃음). 제작발표회 당시 시청률 10% 공약을 건 것도 ‘꿈은 크게 가지자’라는 마음이었다. 예상보다 많은 사랑을 받아서 꿈같은 시간을 보냈다.”   -고복실→은봉희→연홍심까지. 캐릭터 이름이 모두 독특하다. “의도하지 않았는데 독특한 이름을 가진 캐릭터를 많이 연기했다. 사실 의식을 못했다. 복실이 봉희 홍심이까지 주위에서 얘기해줘서 ‘이름이 굉장히 독특했구나’ 알았다. 심지어 성도 독특하다. 그 흔한 ‘김, 이, 박’도 없지 않냐. 신기한 경험이다.” -도경수와 호흡은 어땠나. “경수 씨가 출연한 드라마와 영화를 많이 봐서 ‘실제로는 어떻게 연기할까?’ 궁금했다. 스케줄이 굉장히 바쁨에도 매 순간 최선을 다했다. 또래 상대 배역은 처음이라서 친구같이 편안했다. 아이돌 보다 동료 배우 느낌이 커서 부담은 없었다. 엑소 콘서트에 초대 받아 갔다 왔는데, 함께 간 배우들 모두 ‘경수 아이돌이었다’고 놀랐다. 털털하고 다른 배우들과 똑같아서 가수로서 모습이 더 새로웠다.”   -도경수에 실제로 설렌 적은 없나. “찍으면서 ‘시청자들이 설레겠다’고 생각한 건 있었다. 이율이 원득이로 살려고 마음먹고 송주현에 돌아왔을 때 내가 제윤(김선호)과 얘기하는 걸 보고 질투해서 마당으로 끌고 오지 않냐. 그러다 무릎베개해 주고 오이즙을 발라줬다. 경수 오빠한테 ‘이 장면 시청자들이 설렐 것 같다’고 했는데, 정말 많이 좋아해 주더라. 내 예측이 맞아서 뿌듯했다(웃음).”   -목소리 장정이자 단점으로 꼽히는데. 사극과 어울린다고 생각했나. “사극은 목소리나 눈빛이 중요하지 않냐. 내 목소리는 높고 통통 튀면서 리듬감도 뚜렷해 사극에 안 어울릴 수 있다. 반면 경수씨 목소리는 사극에 굉장히 잘 어울렸다. 이번에 톤 조율에서 조금 실패했다. 평소 말투, 목소리 톤, 동작, 표정 등을 확인하면서 연기하는데 모니터를 하지 못해 어렵더라. 원래 혼났어야 했는데 작품 덕에 잘 넘어갔다. 원득과 홍심의 케미를 좋아해줘서 감사했다.” -다시 10대 연기 하고 싶은 생각은 없나. “난 아역배우부터 활동해 성인으로 데뷔해서 교복 입는 것과 부담감이 다를 수 있다. 다시 돌아가는 것처럼 보일 수 있어서 리스크가 크다. ‘남지현은 저런 게 어울리지!’라는 말을 듣는 게 무섭다. 꾸준히 새로운 모습을 보여주려고 노력한다. 교복을 안 입은지 정말 오래되긴 했다. 30대가 돼서는 입을 수 있겠지만, 20대에 다시 입는 건 조심스럽다.”   -모태솔로라고 밝혔는데. 사랑 연기 어렵지 않나. “연애 경험이 많으면 멜로 연기하는데 도움이 될 수 있지만, 큰 영향을 끼치진 않는 것 같다. 다양한 삶과 사람과의 경험이 더 크지 않을까. 한 번도 로맨스 연기가 부담스럽거나 어렵게 느껴진 적은 없다. 주변에서 ‘연애를 해야 한다’ ‘좋아하는 사람을 만나봐야 한다’는 이야기를 많이 들었는데 조급해하지 않는다. 사람마다 성격이 다르듯 연애하는 스타일도 다르니까. 다 때가 있는 것 같다.”   -학업 병행 중인데. ‘백일의 낭군님’이 잘 되고 친구들의 대우가 달라졌나. “학교는 언제 돌아가도 변하지 않는 장소 중 하나다. 우리 학교 학생들은 다가가는 걸 조심스러워한다. 같은 학생이니까 ‘괜히 방해하는 것 아닌가?’ 싶어서 배려를 많이 해준다. 가끔 쪽지가 붙은 초콜릿을 주고 ‘팬이에요!’하고 도망가는 분들이 있다. 현재 3학년 2학기인데, 벌써 4학기나 휴학을 했다. 다행히 ‘백일의 낭군님’이 사전 제작 돼 9월에 복학 할 수 있었다. 종강과 촬영 종료 중 뭐가 더 후련하냐고? 둘 다 똑같이 좋은데, 작품이 끝나는 건 여행을 가면 실감을 난다. 종강하고 나면 아무것도 안 해도 돼서 쾌감이 든다. 하루 종일 침대에 누워있어도 되니까(웃음).” 최지윤기자 plain@sporbiz.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