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흥국생명 우승 뒤에 숨은 김해란ㆍ이재영의 뭉클한 스토리

박종민 기자 | 2019.04.24 | 신고 신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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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해란(맨 왼쪽)이 이재영()과의 일화를 밝혔다. /KOVO 제공
흥국생명 김해란(왼쪽)이 후배 이재영(오른쪽)과 관련된 일화를 밝혔다. /KOVO 제공

[한국스포츠경제=박종민 기자] “어느 날 (이)재영(23ㆍ흥국생명)이가 훈련을 하다가 갑자기 눈물을 흘리더라고요.”


지난 22일 만난 흥국생명의 베테랑 김해란(35)은 후배 이재영이 유난히 힘들어했던 날을 회상했다. 에이스 이재영은 시즌 중 극심한 악성 댓글에 시달렸다. 그의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 계정엔 인신공격에 가까운 내용의 댓글까지 달렸다. 큰 상처를 받은 그는 결국 훈련 중 눈물을 쏟은 것이다. 김해란은 “나이가 들면 언니처럼 플레이 하고 싶다. 내가 은퇴할 때까지 팀 리베로가 돼주셨으면 좋겠다”며 평소 자신을 믿고 따르는 이재영이 울음을 터뜨리자, ‘털어내고 다시 잘 하자’고 진심으로 다독여줬다.


◆흥국생명 우승 원동력은 ‘신뢰’


흥국생명은 최근 두 시즌 동안 지옥과 천당을 오갔다. 2017-2018시즌 정규리그에서 꼴찌인 6위(8승 22패ㆍ승점 26)에 그쳤지만 2018-2019시즌엔 1위(21승 9패ㆍ승점 62)로 5번째 우승을 차지했다. 챔피언결정전 시리즈에서도 3승 1패로 통산 4번째 정상에 올랐다. 통합우승은 지난 2006-2007시즌에 이어 12년 만이다.


우승의 원동력 중 하나는 ‘신뢰’였다. 구단과 선수단, 감독과 선수들 사이엔 ‘무한 신뢰’가 쌓여 있었다. 구단은 지난 시즌 리그 최하위 성적에도 박미희(56) 감독과 재계약을 맺었다. 선수들 역시 박 감독을 믿고 의지했다. 김해란은 “감독님이 같은 여성이라 편하게 느껴진다. 선수들의 말씀을 잘 들어주시는 등 자상하신 편이다”라고 말했다. 이어 “시즌 중 (이)재영이를 비롯해 후배 선수들도 나를 잘 믿고 따라줬다. 외국인 선수 톰시아(31)도 국내 선수와 잘 어울렸다. 팀 분위기가 좋았다”고 덧붙였다.


리베로인 김해란은 ‘디그 여왕’으로 불린다. 지난 1월 27일 열린 현대건설전에서 V리그 남녀 통틀어 최초로 디그 9000개를 돌파했다. 그는 배구의 매력에 관한 질문에 “디그를 한 후 그것이 공격으로 이어져 득점을 내는 과정을 보는 것이다”라고 답했다.


김해란은 사실 공격수 출신이다. 그는 “배구를 시작한 초등학교 5학년 때 키가 거의 지금의 키(168cm)다. 더 크지는 않더라”고 웃으며 “키가 큰 데다, 학교에 배구부가 있다 보니 주위에서 배구를 하라고 해 하게 됐다”고 고백했다. 마산제일여고 시절까지 공격수였던 그는 “어렸을 땐 장윤희(49) 선배를 보고 배우려고 했다”고 지난날을 떠올렸다.

흥국생명 베테랑 김해란이 은퇴에 관한 생각을 전했다. /KOVO 제공
흥국생명 베테랑 김해란이 은퇴에 관한 생각을 전했다. /KOVO 제공

◆김해란 “매년 ‘올해가 마지막’이란 생각”


김해란은 실업리그(2시즌)와 프로리그(15시즌)를 합쳐 17년 간 배구 코트를 누볐다. 그는 “돌이켜 보면 서른 한 살 때쯤이 인생의 터닝포인트였다”고 힘주었다. 그는 2014-2015시즌 올스타전 때 십자인대가 파열되는 부상으로 시즌 아웃됐다.


고된 재활 끝에 일어선 그는 또 한 번의 변화를 겪었다. 2016-2017시즌 종료 후 자유계약선수(FA) 신분이 됐을 때 KGC인삼공사에 남지 못하고 흥국생명 유니폼으로 갈아 입게 됐다. 그러나 그건 전화위복(轉禍爲福)이었다. 그는 이적 2번째 시즌 만에 통합우승을 거두며 리베로로서의 다시 한 번 존재감을 뽐냈다.


김해란은 행복한 결혼 생활을 이어가고 있다. 그는 지난 2013년 동갑내기 조성원 씨와 백년가약을 맺었다. 남편 조씨는 여자실업축구 WK리그 보은상무의 수석코치로 일하고 있다. 조성원 코치는 아내의 올 시즌 챔피언결정전 경기를 현장에서 관전했다. 김해란은 “남편은 코트 위에서의 내 사소한 변화까지 알아 채더라”고 미소를 지었다.


김해란은 남편에 대해 각별한 애정을 드러냈다. 김해란과 대화를 나누고 있을 무렵 보은상무와 수원도시공사의 경기가 진행되고 있었다. 김해란은 휴대전화로 경기 진행상황을 틈틈이 확인했다. 이날 보은상무는 0-3으로 패했다.


김해란은 여가 시간을 보내는 특별한 취미가 없다고 했다. 그는 “나이가 드니 회복 속도도 더디더라. 그래서 시간적인 여유가 생길 땐 그냥 휴식을 취한다”고 언급했다. 선수로서 황혼기를 지난 나이인 만큼 은퇴에 관한 생각도 물었다. 김해란은 “원래는 서른 즈음에 선수 생활을 그만 두려고 했다. 그런데 이미 계획을 한참 넘어섰다”며 “매년 ‘올해가 마지막이다’라는 생각으로 뛰고 있다. 그런 마음이다 보니 한 경기 한 경기가 더 소중해지더라. 매 순간 더 힘을 내게 된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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